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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공백

Weekly 735호

	원제	: 老いの空白
	저자	: 와시다 기요카즈 (鷲田清一)
	출판사	: 이와나미 서점 (岩波書店)
	출판년도	: 201501
	페이지	: 272쪽

일본도서 > 인문.사회

와시다 기요카즈 (鷲田清一)

1949년생. 교토생. 교토대학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간사이대학 문학부 교수. 오사카대학대학원 문학연구과 교수. 동연구과장, 문학부장 등을 거쳐 현대 오사카대학 이사, 부학장. 전공은 임상철학. 저서로 <듣는 힘>, <모드의 미궁> 등 다수.

■ Short Summary

제1장 ‘노년’은 정말로 ‘문제’인가?
제2장 할 수 없게 된다는 것
제3장 노년’의 시간 ―― 보이지 않는 ‘성숙’의 형태
제4장 연약함’에서 오는 자유
제5장 호모 파티엔스(Homo patiens, 고뇌하는 인간）
제6장 긍정과 부정의 갈림길에서
제7장 존재하는 것만으로 좋다’‘언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때

인간과 가장 밀접한 문제들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철학적으로 고찰해온 저자가 노년문제를 고찰한다!

■ Short Summary

인생에서 여전히 ‘공백’의 시기로 남아 있는 ‘노년’. 그러나 초고령화 사회가 코앞에 닥친 지금, ‘노년’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과 대처 방법은 당연히 변화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오히려 더 큰 문제는 노년’을 그 동안 줄곧 문제로서만 다뤄온 현대사회의 관점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일상’‘예술’‘얼굴’ 등 인간과 가장 밀접한 문제들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철학적으로 고찰해온 저자가 현대사회에 닥친 다급한 난문에 도전한다.
인류 역사상 참고가 될 만한 모델조차 찾아볼 수 없는 초고령화 사회. 현재의 양상과 문화가 보이지 않는, 공백인 채로 남아 있는 ‘노년’의 문제를 심도 있게 고찰한다. ‘노년’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노년을 경험했기에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재검토하는 시점도 제공한다.

고령화 사회를 맞은 현대사회에서는 노인문제가 언급되지 않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난제로 주목 받고 있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이 다방면에 걸쳐 노년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노화’는 인간에게(죽지 않고 살아있는 한)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속 살아간다’는 전제 하에 하루하루를 보낸다. 따라서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겠지만,‘늙음’이나 ‘노화’ 자체에는 좋고 나쁜 가치 개념이 없다. 그것은 단지 인간의 일생을 통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일 뿐이고,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면 그것은 문화나 사회, ‘늙음’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부과해놓은 ‘가치’다. 때문에 그러한 문화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한, 누구나 ‘늙음’에 대해 일종의 ‘왜곡’이 동반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게 틀림없다.

이 책은 그러한 편견에서 벗어나 ‘노년’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고찰한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현상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볼 때, 매우 고무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문제 일변도로‘노년’을 바라보고 서술해온 책들과는 차원이 다른 철학적이고도 사변적인 접근이 이 책의 변별성을 확보해준다. ‘노년’은 늘 우리 ‘앞’에 존재하며, 누구나 ‘노년’을 향해 살아가고, 장수하는 한 ‘노년’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의‘삶’역시 ‘노년’과 결코 무관계할 수 없다. 말하자면 ‘노년’을 고찰하는 것은 ‘삶의 형태’에 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삶의 형태’를 찾아내는 열쇠가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노년’을 고찰하는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고령화 문제 역시 매우 심각하다. 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선진국들이 완만하게 노인인구가 증가하여 고령화를 대비하였던 것에 비해 한국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2000년에서 불과 18년만인 2018년에 고령화 사회로, 그로부터 8년 후인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불과 26년밖에 소요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단기간에 고령화를 대비하여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국민들 역시 노년에 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다급한 과제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이런 주제를 다룬 책은 4, 50대 이상의 독자에게는 관심이 가는 내용일 것이다. 앞으로 국내 실정에 맞춘 ‘노년’관련 책들이 많이 출간되겠지만, 아직은 설득력 있는 내용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책은 우리보다 한 발 앞서 고령화 문제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고민해온 일본의 저작이니만큼 참고가 될 것이다. 논의의 전개나 관점 면에서도 객관성과 설득력이 있다. 노년에 관해 우리의 기존 관점을 전체적으로 정리해줄 뿐 아니라, 절실히 요구되는 ‘노년’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철학이 곳곳에 깃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