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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것이 없는 시간 |
Weekly 28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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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 Pas de temps a perd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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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 레지 드 사 모레이라 (Regis de Sa Morei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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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
: 오 디아블르 보베르 (Au Diable Vauve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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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년도 |
: 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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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 28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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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지 드 사 모레이라 (Regis de Sa Morei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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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3년 생으로 브라질인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 책은 저자의 첫 번째 소설로 '2002년 프리 엘뤼상'을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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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ort Summary
'2002년 프리 엘뤼상' 수상작
벤과 퐁테인느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은 끝도 시작도 없는 곳이다. 마을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래서 끝나는 지점도 시작되는 지점도 없다. 즉 사람들은 하루 종일 자신이 걷기 시작한 곳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산책을 할 수도 있다. 서로의 곁을 떠나지 않은 채 서로의 주위를 끝임 없이 맴돌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각각 자신만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껏 아무도 알 수 없었던 법에 따르면, 혹은 존재하지 않았던 법에 따르면, 이 도시는 끊임없이 움직였다. 거리와 광장, 공원과 집들은 어떤 알림도 없이 표류했다. 사람들이 오직 확신했던 것은 이 마을이 밤에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낮에도... 끝도 시작도 없는 이런 마을에서 벤과 퐁테인느는 이 아름다운 여름날까지 서로를 만나지 못했을까? 담배를 피지 않는 부랑자와 결코 행복하지 않은 식료품점 주인이 부지불식간에 이 연인을 우연히 서로 만나게 해줄 수 있었을까?
소설 속에 등장하는 마술 같은 이 도시에서 사람들은 늘 행복해지길 시도하고 노력한다. 마을에 갑작스레 들려온 굉음 속에서 서로 우연히 만난 벤과 퐁테인느처럼... 햇빛이 드는 어느 날, 이상한 기운 속에 계속 움직이는 도시에서 벤은 밝고 예쁜 한 소녀, 퐁테인느를 만난다. 그들은 함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그레이프프루트(북미 남부의 특산 과일)를 맛보기도 한다. 그리고 호수에서 함께 물놀이를 하며 매일매일 그들의 사랑을 키워나간다. 사랑스럽고 꿈같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마치 샤갈 그림의 부드러움을 느끼게 한다. 또한 "물거품의 나날들"의 작가 보리스 비앙 소설에서 맛볼 수 있었던 초현실적인 느낌의 매혹적인 힘도 엿볼 수 있다.
그들의 만남은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혹은 그들의 만남은 의미가 없는 것일까? 그들이 서로에게 요구하는 게 없었을 때, 그들은 행복했다. 벤은 퐁테인느와 함께 하게 되면서, 자신이 지금껏 살아온 삶에서 복잡했던 시간들을 잊는다. 그리고 행복한 시간들-귤나무의 대향연, 마을 연못에서의 수영, 걷고 또 걸었던 일-을 만끽한다. 하지만 슬픔과 놀라움은 벤과 퐁테인느가 식료품점 문 앞에 붙여진 벽보를 보았을 때 그들의 마음을 울린다. 벽보는 "닫혔음. 만족하지 못한 이유로''라고 쓰여 있었다. 벤과 퐁테인느는 식료품점 주인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마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알고 있는 우체부에게 물어보러 가는데...
저자의 세상은 하나의 새로운 세계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명쾌하게 말하려 하는 것은 행복은 쉬운 것이라는 말이다. 보리스 비앙의 소설처럼 초현실적인 면을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저자의 유머와 재치로 우리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눈을 갖게 해준다.
"애정 있는, 그리고 꿈같은 저자의 첫번째 소설" -리베라시옹-
"이 사랑의 약은 약국에서 팔아야 한다" -엘르-
"무지개 빛의 배경 속에서 이 책은 유머러스하기도 하면서 음악적인 요소도 지닌다. 젊은 주인공이 사랑을 찾고 그레이프 프룻의 맛을 알며, 탐탐 파티를 찾는다." -르 몽드-
▣ 본문 소개
p.9
199X년 6월, 사람들이 만일 벤의 일기를 믿었다면, 벤의 삶은 위험해졌을 것이다.
사람들은 벤의 일기에서 <사람들은 그들이 말하는 것을 정말 생각하진 않는다>,<
선과 악은 취향의 차이일 뿐니다> 혹은 <늘 결론에 도달하길 원하지만 모든 것은
결국(결국이란 말에 밑줄을 친건 벤이다.) 시작일 뿐이다.> 같은 글들을 볼 수 있었다.
늘 휘파람을 불고, 술잔에 대고는 결코 휘파람을 불지 않는 벤이 오늘날, 어떻게
우리가 아는 사람이 되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 또 오래전부터 자신의 동물에 대한
열정적인 연구에 공헌하기 위해서 쐐기풀에 그의 일기를 던저버리는 벤을 이해하기
위해, 벤이 집밖으로 나간 어느 여름날 아침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벤은 아무런
목적도 없이 집밖으로 나갔고, 단지 그는 자신의 집을 벗어나고 싶어 집밖으로 나갔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벤이 걸으면서 "집 밖으로 나가기"에 대해 심사숙고 했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아니다...
p.10
길의 끝에서, 건물의 제일 꼭대기 층에서 아직 벤의 이름도 모르는 한 어린 소녀가
소녀의 침대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복숭아를 먹는 걸 더 좋아하는 일요일은 제외하고
매일 아침, 소녀는 왕귤나무의 왕귤들을 자신이 미치도록 먹고 싶어하는 것을 느꼈다.
전날, 왕귤을 먹지 못한것을 후회하진 않았다. 대신 잠이 깨자마자 왕귤이 너무
먹고 싶었던 소녀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베개를 바닥에서 자고있는 커다란 고양이
위에 얹었다.
-내가 널 '빌리 더 키드(Billy the Kid)'라고 불렀다면 너가 하루종이 자서 그런건 아니야.
소녀는 외쳤다.
고양이는 나른한듯 침대로 올라가더니 침대 위에서 다시 잠에 빠졌다. 옷을 벗은 채였던
소녀는 머리에 물을 축이고 가슴에도 물을 튀겼다. 가슴을 깨어나게 하려고..
-오늘 아침엔 모든 사람들이 자고 있네.
소녀는 침대로 다시 돌아가며 생각했다. 손엔 마실 물이 담긴 물잔을 들고 있었다.
p.271
벤과 퐁테인느는 그들의 집을 찾으러 마을을 벗은 채 걸어다녔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따뜻하고 보드라운 눈이 음악처럼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둘은 손을 내밀었고 하늘을 보며 걸었다. 하늘엔 별이 있었고, 별 위로, 눈이 내렸다.
골목길 안쪽에서 난폭한 두마리 개들이 한 뼈다귀를 놓고 치열하게 서로를 바라보며
싸우고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한 남자가 자신의 식사가 담긴 접시를 밀었고 한 여자 옆에
앉으려고 일어섰다. 그는 "내가 고픈건 당신이에요."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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