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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삶 |
Weekly 34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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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 52 ou la seconde vi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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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 주느비에브 브리작 (Geneviève Brisa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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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
: 올리비에 (Editions Olivi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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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년도 |
: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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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 31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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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느비에브 브리작 (Geneviève Brisa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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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느비에브 브리작은 올리비에에서 여섯 개의 소설을 출간했고, 대표작으로 96년 페미나 상 수상작인 ‘엄마를 따라간 주말’,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 등이 있다. 또한 어린이 책과 에세이 등을 집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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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ort Summary
이 책은 1년의 52주 동안 52개의 이야기가 퍼즐조각처럼 이어져 있는 소설이다. 혹은 하나의 책으로 묶은 52가지의 다른 이야기라고 보아도 좋다. 아카, 멜리사, 누크, 꺄를로타 등 각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그들의 소소한 일상에 대해, 불만에 대해서, 그들의 흥미거리와 반감을 갖는 것에 대해서 언급한다. 혹은 단지 서술 그 이상의 감정이 들어 있지 않기도 하다. 하루 종일 울어대는 아기나, 맛있는 디저트, 남편에 대한 자신의 사랑에 확신이 없다는 사실, 파마 머리 등등. 이 책이 단지 여자들의 관심사에 대해 시시한 수다를 늘어놓는 시끄러운 책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반대로 우리는 이 책에서, 수많은 관심사를 끌어안고 사는 그녀들의 머릿속에 자리잡은 생각을 하나하나 따라가게 될 것이다. 사건의 플롯이 아닌, 생각의 행로를 따라간다는 점에서, 브리작은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서술기법으로 모더니즘 문학의 지평을 열었던 버지니아 울프를 연상하게 한다. 이토록 ‘사실적인 글’이 쓰여지는 것은 바로, 우리는 모두 이중적인 존재들이기 까닭이다. 우리는 이곳에 있는 동시에 저 편에서도 역시 존재한다. 이 땅에 발을 딛고 있는 동시에, 머릿속에는 또 다른 세계를 품고 있다. 마치 뿌리가 떨어져 나온 나무들처럼, 끊임없이 환상 속의, 우리의 유토피아를 꿈꾼다. 이것이야 말로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우리들의 두 번째 삶. 두 번째 삶이 존재하는 공간이야말로, 우리 생각의 대부분이 머무르는 장소이고, 그 안팎에서 우리의 내적 영혼과 외적 사교성이 끊임없이 혼재하며 적절한 때에 번갈아 가며 의식 위로 올라온다. 우리는 표면 위의 삶보다도, 어쩌면 이 두 번째 삶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닐까.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주제들이라 할지라도, 그것이야 말로 우리의 머릿속에 자리하는 생각들이며, 만약 우리가 한 사람의 생활을 들여다 본다면, 그것은 반드시 그의 생각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내면의 모습을 들여다 보게 하는 하나의 전환점 될 것이다.
▣ 본문 해석
-그러니까, 너는 삼 백 육 십 오 개의 이야기로 책을 한 권 쓰겠다는 거야? 토바가 궁금해 죽겠다는 듯이 내게 물었다.
나는 좀 혼란스러워졌다. 그리고 삼 백 육 십 오 라는 숫자에 질겁하고 말았다.
일 주일에 하나씩 쓰는 거야, 내가 수줍게 말했다. 그러니까 한 오 십 이 개 정도 되는 거지. 보여주기 위해, 볼 기회를 주기 위한 글이야. 수 많은 생각들로 감춰진 그 이면의 세상에는 무엇이 우글거리고 있는지, 한 줄기 빛을 받고 드러난 심연의 물고기들이나 해초들 같은 환상들, 이야기들 말야. 스스로인 채로 살아가는 것, 내가 뭘 보고 있는지조차 모르겠는 것들. 나는 점점 더 굳어진 것처럼 느껴져. 아마도 해초들 때문이겠지.
너도 알겠지만 이야기들은 항상 삐딱해. 나도 내가 무얼 말하려는 건지 말 모르겠다. 첫 주엔 거의 아무것도 못 썼고, 두 번째 주도 마찬가지야. 글을 쓰지 않을 땐 시간이 정말 빨리도 가. 이미 너무 많이 와 버렸어. 한 주에 하나씩, 몽상 스타일의 글이 될 것 같아. 무슨 말인지 알겠지?
토바는 작가이다. 그녀는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거란 걸 알고 있다. 어쨌든 글쓰기는 시작되었고 또 끝이 났다. 배는 해변의 모래 위에서 바둥대고 있다. 아주 마른 모래 위에서.
때때로 나는 두 개씩 쓰기도 해. 내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어쨌든 책 안에 52개라는 게 중요한 거야.
-나 다시 내려가야겠어. 내가 베르그에게 말했다. 세탁물을 깜빡했어. 그의 옷이니까 ‘당신 세탁물’ 이라고 말을 했어야 했지만 그러고 싶진 않았다. 그는 나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는 책장 앞에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논문을 위해 뭔가를 찾고 있었다. 항상 그렇듯이 필요할 때면 꼭 없어지는 책들 중 하나일 것이다. 베르그는 폭력의 대표성과 대표성이 갖는 폭력에 대해 논문을 쓴다. 그는 전쟁이 사진작가들 이랄지, 영화제작자들을 지금에까지 이르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면 블랙홀과 같은 것이다. 빛을 잡아먹으면서 점점 더 커지는 거대한 구멍 말이다. 블랙홀이라 하면 단지 무섭다는 것 밖에 떠오르지 않는 내가 블랙홀에 대해 잘 몰라서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의 주장이 좀 과장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람들이 사실을 좀 더 잘 알게 된다면 훨씬 덜 잔인한 짓을 할 거라고 말했지만 베르그는 이런 내가 ‘너무 친절하다’고,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말할 뿐이다. 그래, 암튼 난 다시 내 서류를 들여다 보았다. 나는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선생이고, 이런 일로 언쟁을 벌이기엔 할 일이 너무 많다. <블랙홀, 누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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