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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쨩 Weekly 32호
원제 : こっちゃん
저자 : 구보타 고즈에 (窪田こず惠)
출판사 : 포푸라샤 (ポプラ社)
출판년도 : 200007
페이지 : 191쪽
 
일본도서 > 기타
구보타 고즈에 (窪田こず惠)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 보기 위해 도쿄(東京)의 번화가인 하라쥬크(原 宿)의 길거리에서 손수 제작한 카드 판매를 개시. 순찰중인「착한 경찰관」과「나쁜 경찰 관」을 교묘하게 구별해가면서 3000장을 판매. 1975년 2월 12일생. 물병자리. 혈액형은 A형 이고 취미는 귀이개 수집.
 

▣ Short Summary익살맞은 아빠, 잔소리꾼 엄마, 울보 오빠 그리고 항상 땀투성이가 되어 뛰어다니는 왈가닥 소녀가 펼치는 홈드라마 같은 이 글은 저자 자신이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폭소 에세이이다. 엄마 화장품을 훔쳐 바르고는 혼날까봐 가슴 졸이는 장면, 친구에게 감추고 싶은 비밀 때문에 고민하는 장면, 가족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가슴 뭉클한 사건들, 오빠와 함께 뛰놀면서 벌인 온갖 해프닝 등등.
이 책을 읽다보면 어른이 된 지금은 너무도 유치해서 웃음밖에 안 나오는 그런 잔잔한 기억들이 새삼 소중한 추억으로 다가온다. 마치 그림일기를 연상케 하는 어린 소녀의 심리가 그대로 드러난 짤막한 글과 절묘하게 매치 되는 특색 있는 삽화가 일품이다. 아래에 본문을 일부 소개한다.

<그림>더운 땀과 식은 땀
좋아! 그럼 나도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발라봐야지.
「흐~음 흐으응 으음♪」거울을 보면서 입술을 따라 천천히 그려보았다. 다 바른 후에는 입술을 입 속에 넣고 "음-맙" 하고 해봤다. 엄마가 그런 식으로 했었다. 좋아!! 어쨌든 발랐어. 헌데 엄마는 "음-맙" 하실 때 어떤 느낌이셨을까.
우와!! 멋지다. 꼭 어른 같아. 그렇지만 입술에서 삐쳐 나가 잔뜩 번져있었다.
입술이 보통 때의 몇 곱절은 되 버린 것 같다.
이상한가? 나는 멋있는 것 같은데…. 하긴 명란젓 같기도 하다.
어디 좀 웃어볼까. 거울을 마주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생긋.
아니 이런. 웃으니까 입술이 옆으로 길고 가늘어지면서 루즈 색이 엷어졌다. 딱 좋은 두께야. 오호호호호!
왠지 모르게 가슴이 뿌듯했다.
다른 색도 발라볼까.
이번엔 핑크 색을 발라볼까. 「흐~음 흐으응 으음♪」
검은 지갑 속에 오른 손을 쑤셔 넣었다.
달그락달그락
그래도 역시….
왠지 금방이라도 누군가가 돌아 올 것만 같다. 오늘은 이쯤 해 둘까. 할 수 없지 뭐. 다음에 다시 하는 수밖에. 자. 입술을 닦고. 휴지가 어디 있더라. 휴지가….
휴지를 한 장 뽑아서 입에 갖다 댔다.
아깝다 모처럼 바른 건데. 그렇지만 정말 재밌었어.
어른들은 좋겠다.
마음대로 아무거나 바를 수 있어서. 나도 어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지울 수 있을까.
휴지에 붉은 것이 잔뜩 묻어 있다. 전부 다 말끔히 지워진 건가? 입을 거울에 가까이 대고 자세히 살펴본다.
어라?
아직 묻어 있네. 흐릿하긴 하지만 입가에 붉은 것이 아직 남아있다. 큰일이다.
좀 더 깨끗이 지우지 않으면 들통날텐데.
휴지 한 장을 다시 뽑아들고 정성껏 문질러 본다.
꾹 꾸-욱
아야야! 입가가 얼얼했다.
꾹 꾸-욱
어디. 이젠 지워졌을까. 거울을 들여다본다.
아-악! 너무 문질러서 입가가 시뻘겋다.
루즈 바른 자국이 점점 눈에 띄게 빨게 졌다.
어떻게 하지!!
이러면 들킬게 뻔한데.
아!! 갑자기 온 몸이 후끈 달아올랐다.
대체 엄마가 루즈란걸 어떤 식으로 지웠더라?
엄마가 항상 어떻게 했었지?
으음. 아!! 큰일이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찰칵 찰칵(현관문의 자물쇠를 여는 소리)
하-앗!! 누가 왔나봐!!
「어머? 거기 누구 있니?」
앗!! 엄마다!! 어떡해, 어떻게 하면 좋지.
어떻게든 해야만 하는데…. 아. 그렇지!! 휴지로 코푸는 시늉을 하는 거야. 휴지를 길게 늘어뜨리면 입술이 가려질 테니까. 좋았어!!
흥, 흐응….
「고즈에 너였구나. 벌써 왔어?」
「더운데 커튼까지 죄 쳐놓고.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응 그냥 코풀고 있었어요…」
「뭐라고? 하여튼 알았으니까 우선 창문과 커튼부터 전부 열어」
「예….」엄마가 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셨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안심이야.
후우. 하지만 언제까지고 코를 풀고 있을 수도 없고 어떻게 하지. 큰일이네. 정말 딱 한 번만 더 찬찬히 거울로 봐봐야지. 만일 문질러서 빨갛게 된 거라면 이젠 가라앉았을 테니까 빨간 루즈 색깔도 그리 눈에 띄지 않을지도 몰라.
좋아!!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허억!! 역시 아까 하고 똑같다. 이를 어째.
앗 그래!! 좋은 수가 생각났다. 스파게티 먹은 걸로 하는 거야. 스파게티를 먹을 때면 입 주위가 항상 이렇게 벌게지곤 하니까.
색깔이 좀 다른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거의 비슷해
「고즈에! 어서 카텐하고 창문 열라니까」
엄마가 화를 내셨다.
얼른 열라는데 뭘 그리 꾸물거려.
「알았어요. 지금 한다구요.」
「어머? 네 입은 또 왜 그래?」
「아-, 오늘 급식 때 스파게티 먹었거든요」
「흐-음」
어쨌든 무사히 잘 넘겼다. 그렇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다.
루즈 지우는 방법, 오늘 중으로 확실히 조사해 놓지 않으면 내일이 더 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