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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리드와 사라진 세계, 제1편 문어의 눈

Weekly 78호

	원제	: Sigrid et les mondes perdus - L,oeil de la pieuvre
	저자	: 세르주 브뤼솔로 (Serge Brussolo)
	출판사	: 마스크 (Editions du Masque)
	출판년도	: 200203
	페이지	: 327쪽

유럽도서 > 소설

세르주 브뤼솔로 (Serge Brussolo)

세르주 브뤼솔로는 1951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그만 둔 뒤, 범죄 소설 작가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며 경험을 늘려 나갔다. 그러나 그가 쓴 첫 작품은 아동 도서였다. 30편 이상의 아동과 청소년 용 SF 소설들을 쓴 이후에 그는 돌연 범죄 소설과 역사 소설에 집중할 것을 결심한다. 그리하여 그는 여러 다양한 형태의 스릴과 서스펜스, 모험들을 독자들에게 선사함으로써 '프랑스의 스티븐 킹'이라 불리게 된다. 2000년에 아동 문학으로 돌아오기로 또 다시 마음을 바꾼 브뤼솔로는 '페기수와 유령들'이라는 책으로 화려한 복귀를 이룬다. 이 책은 2001년 출간되어 6개월 동안 20만 부가 팔렸고 15개 이상의 국가에서 번역되었다. 이러한 성공과 어린 독자들의 요구는 그로 하여금 새로운 시리즈를 창작하게 하였고 그것이 '지그리드와 사라진 세계'이다.

▣ Short Summary
세르주 브뤼솔로는 100여 편의 소설을 썼으며 그 중 60여 편이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다. 특히 그의 <페기수와 유령들>라는 소설은 프랑스 내에서도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랐을 뿐 아니라 전세계 23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프랑스인들은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미국에 스티븐 킹이 있다면 프랑스에는 세르주 브뤼솔로가 있고 영국에 조앤 롤링이 있다면 프랑스에는 역시 세르주 브뤼솔로가 있다고!

이번 3월말에 출시될 그의 새로운 청소년 판타지 소설 <지그리드와 사라진 세계>는 총 3권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해당 출판사에서 출간하기도 전에 이 책 한 권을 위한 홈페이지를 따로 제작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어 단연 올해의 야심작이라 할만하다. 이미 스페인어와 포르투칼어 판권이 팔린 상태다.

청소년 판타지 소설을 쓰는데 있어 <해리 포터>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저자는 자기 책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 책 역시 판타지이지만 해리포터가 좀 더 고전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해리포터의 모험은 할로윈이나 검은 고양이, 나르는 빗자루 등과 같은 앵글로색슨의 문화 속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는 내 책 속의 인물들이 이런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인물이 되길 바라지 않습니다." 자기의 주인공들이 더욱 독창적이라고 말하는 그는 책을 쓰며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나가는 동안 자기 자신 역시 무척 즐거웠다고 한다. 그것은 일종의 환희요 흥분이었다는 것이다. 자기에게 재미없는 이야기는 남에게도 재미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이 책이 전세계 모든 청소년들을 다시 한 번 판타지의 세계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는 확신에 찬 태도를 보인다.
주인공 지그리드와 그의 가장 가까운 친구 거스 그리고 데이비드는 이제 막 스무 살이 되었다. 그들은 11살이 되던 해에 '블루딥'이라 불리는 거대한 잠수함에 들어오게 되고 10년 동안 깊이를 알 수 없는 해저를 떠다니게 된다. 그러나 20살이 된 그들의 외모는 여전히 11살의 모습 그대로이다. 잠수함의 지도부가 아이들의 음식에 어떤 물질을 흘려 넣어 그들의 외모를 붙잡아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음모설이 떠돌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어쨌든 이 들 세 명과 다른 모든 아이들은 잠수함의 선원으로서 규율을 지키고 상부의 명령에 복종하고 자신이 선원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것을 요구받고 있다.

그런데 거스가 지그리드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사실 이 거대한 잠수함에는 창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그 이유를 묻는 거스에게 지그리드는 '잠수함이 너무 거대하고 수심이 깊어서 유리는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대답을 한다. 그러나 거스의 대답은 사뭇 다르다. 이 잠수함이 떠돌고 있는 바다에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문어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잠수함에 창이 있게 되면 거기서 흘러나오는 불빛이 이 문어의 눈길을 끌 테고, 둥근 창에 자기 눈을 대고 선원들의 모습을 보게 된 문어는 인간들에게 군침을 흘릴 것이 분명하다. 좀 더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잠수함 전체에 다리를 친친 감게 된 문어는 점점 잠수함을 조이게 될 것이고 결국에는 잠수함을 찌부러뜨리게 될 것이다. 뭐 이런 대답이었다. 황당해진 지그리드는 어린애 같은 소리만 한다며 거스를 나무라지만 둥근 창에 그 창만큼이나 큰 문어 눈이 이리저리 구르는 걸 생각하는 소름이 돋았다.

사실 그들이 떠돌고 있는 바다는 예사의 바다가 아니었다. '알모하'라 불리는 이 바다는 지극히 위험했으며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말할 수 없이 푸르고 아름다운 이 바다는 선원들을 자극해 수영을 하고 싶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 함정이 있다. 바닷물에 신체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닿게 되면 10분내에 인간의 몸은 돌이킬 수 없게 변했던 것이다. 인간의 몸이 파괴된다거나 용해되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몸 자체가 물 속에 살 수 있는 형태로 변하게 된다. 즉 인어가 되는 것이다. 비늘이 생기고 아가미가 생기고 폐의 구조 자체가 변한다. 지시관은 자기의 친구가 이렇게 변해 결국 친구를 바다에 두고 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아이들을 겁주었다. 이미 물에 적응하도록 변해버린 친구를 데려와 봐야 그는 공기 중에서는 숨을 쉴 수 없어 죽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잠수함의 수석 의사가 바닷물에 닿아도 몸이 변하지 않게 해 줄 백신을 개발해 냈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것을 상용화하게 되면 이제 잠수함 밖으로 나가기 위해 거추장스럽고 피부에 좋지 않은 고무 잠수복을 입지 않아도 되며 잠수복에 구멍이나 나지 않았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게 될 것이라는 희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정확한 효능을 보기 위해 임상실험이 필요했다. 그 실험대상은 제비뽑기로 행해지게 될 것이라고 한다. 어떤 아이들은 자기가 뽑힐까 두려워하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이 같은 기회가 영웅이 될 절호의 찬스라며 자기 이름을 쓴 종이를 세 장 집어넣겠다고 했다. 이 실험이 성공하면 자신의 이름이 뱃머리에 금박으로 새겨지게 될 것이라는 지도부의 감언이설 때문이었다.

어쨌든 세 번에 걸친 추첨이 있었고 뽑힌 아이들은 주사를 맞은 뒤에 바닷물이 담긴 욕조 속에 담겨져야 했다. 결과는? 모두다 실패였다. 변화시간이 조금 늦춰지기는 했지만 아이들은 모두 물고기로 변해버렸고 어뢰를 쏘는 튜브에 담겨 바다로 쫓겨나야만 했다.

지그리드는 이 상황이 끔찍하다고 느꼈다.

과연 바닷속에서 그리고 이 잠수함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